유쾌한 프로그램 즐기며 게임생각 ‘클린’
시골서 12일간…달라진 자녀에 부모 감탄
입력날짜 : 2010. 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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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강진 다산청소년 수련원에서 진행된 제4기 인터넷중독 레스큐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장기자랑을 연습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 |
인터넷 게임중독에 빠진 정식(가명·17)이의 하루 일과는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시작한다. 좋아하는 RPG게임을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식사는 오후3시께 한차례만 한다. 새벽 2시 정도가 되면 컴퓨터를 켠 채로 잠에 든다. 날을 세운 적도 허다하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과는 주말에만 대화한다. 정식이는 “인터넷 게임을 줄여보려고 노력했는데 운동에는 소질이 없고 시간을 보낼만한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정식이가 달라졌다.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청소년상담원과 광주 청소년상담지원센터가 주관하는 ‘레스큐 캠프’에 참여하면서, 이젠 인터넷은 ‘독’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청소년 인터넷 중독 기숙형치료학교인 ‘인터넷 레스큐 스쿨’이 사회와 단절된 채 인터넷 게임에 빠져 든 청소년들을 삶을 ‘희망’으로 뒤바꿔주고 있다.
2007년 시작된 ‘레스큐 스쿨’은 인터넷 게임중독의 문제로 학교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11박 12일 동안 합숙생활을 하며 진행되는 치료 프로그램이다.
19일 오후 ‘레스큐 스쿨’프로그램이 한창인 강진 도암면 다산수련원은 장기자랑을 준비 중인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도저히 인터넷 게임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얼굴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인터넷과 단절된 환경이지만 괴로워하거나 돌출행동을 하는 아이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박수를 치고 소리를 지르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현재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은 모두 18명. 광주지역에서 6명이 지원했으며 나머지는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에서 모였다. 하루 14시간가량 인터넷 게임을 하던 박준혁(가명·18)군은 “내가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도 하고 장기자랑을 하며 즐길 수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스스로 대견해 했다.
꼬막캐기, 자전거타기 등 이색 체험을 함께하며 이들의 멘토가 돼주고 있는 장은기(23·조선대 심리상담학과)씨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아이들은 자제력이나 의사표현, 활동력이 상당히 부족했다”며 “고민을 들어주고 재미있는 놀이나 문화를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레스큐 체험은 교육적 요소 이외에 재미와 게임적인 요소를 더해 청소년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게 목적이다. 또 개인상담을 통해 인터넷 중독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전문가와 맞춤형 개별 상담과 인터넷 게임중독에 빠진 자녀를 이해하고 효과적인 대처를 하기 위한 부모교육도 병행한다.
이날 자녀를 만나기 위해 수련원을 찾은 김남호(53)씨는 “그동안 인터넷에 중독된 이유가 무엇인지 몰라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강압적으로 대했다”며 “달라진 아이의 모습과 장·단점을 알게 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자신감을 더 살려줘야겠다”고 흐뭇해했다.
광주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이 성(34)위기지원팀장은 “다양한 체험은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벗어난 새로운 활동을 통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자녀들의 인터넷 사용시간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스스로 자아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홍주 기자 lh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