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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1-11 17:16
1.1 [무등일보] '무등에세이'- 청소년, 꿈의 사닥다리
 글쓴이 : 1388
조회 : 5,111  
   http://www.moodeungilbo.co.kr/read.php3?no=350003&read_temp=20101231&s… [2801]
박병훈 (광주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소장)

필자 나이 또래가 학창 시절이었던 때에는 “청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라고 하는 윌리엄 클라크의 말은 선생님들의 단골 메뉴였다. 그러나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꿈이 없는 것 같다. 오죽하면 꿈이 없고 대인관계기술도 부족하고 공중도덕이 없는 존재로서 '삼무족'이라고 불리워지겠는가. 그런데 이같은 청소년들의 이면에는 어른들의 무책임 내지 몰염치함이 내재해 있다. 청소년들은 부모의 유전 인자와 사회환경의 영향으로 탄생한 존재이기 때문에 청소년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이런 비판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인간이 일정한 단계를 거치면서 발달한다는 과학적 증명이 이루어지기 이전에는 청소년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사람들에게 널리 인식되지 못했다. 중세 이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엄마 배속에 완전한 성인이 아주 적은 형태로 존재한다고 믿는 전성설(前成說)이 대세였다. 근대에 이르러 프랑스 자연주의 철학자였던 장자크 루소가 청소년기의 개념을 정립했다. 루소는 그의 저서 ‘에밀'에서 청소년기를 자기만의 가치와 장점을 정립하여 재탄생을 경험하는 시기로 보았다.

다른 학문과 마찬 가지로 청소년을 보는 관점에 일대 전환점을 가져다 준 사건은 1859년 다윈의 '종의 기원' 출간이다. 종의 기원의 출간은 과학적 노력으로서 인간발달의 연구가 출현하게 된 배경이 되었다.

루소가 처음으로 청소년에 대한 개념을 확립했다면 미국의 심리학자 스탠리 홀은 청소년을 과학적으로 연구해 청소년학을 정립했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청소년 특성으로서의 '질풍노도의 시기'는 그의 관찰 결과의 하나이다. 그렇다면 지금도 청소년들은 부정적이고 비관적이며 늘 비행 혹은 불완전성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녀야 하는 존재들인가.

청소년들은 더 이상 기성세대보다 부족한 존재도 비주류 세대도 아니다.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자신의 욕구를 감추고 저당 잡힐 아이들이 아니다. 오히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다. 성장하기 위해서 많은 고통과 시련과 주위의 환경과 씨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청소년기에는 성장과정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심리적 갈등과 주변의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느끼는 좌절과 싸우면서 때로는 이를 극복하기도 하고 혹은 넘어져 생채기를 남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요즘 청소년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우리 청소년들은 깊은 사고나 이성, 논리성을 추구하기보다 감성과 감각, 행동추구 경향성을 보인다. 또한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은 훨씬 더 개방적이고 솔직하며 활달하고 기성세대보다 더 높은 자신감을 갖고 있고 장래에 대한 선택의 폭도 더 크게 갖고 있다. 학교 공부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자신을 남과 비교해 더 낫지도 못하지도 않게 생각하는 자아관념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 세대가 출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기성세의 지배 가치인 '지위향상'이라는 삶의 목표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는 긍정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수단과 절차의 정당성을 무시하고 목적만 달성하려는 기성세대들의 도구주의 행동양식을 그대로 학습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이런 특징들은 새로운 한해에 청소년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혹은 어떤 것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시사해 주고 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청소년들을 향해 겨누어진 부당한 시선을 거두는 일이다. 청소년들을 보는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그들도 공부와 일과 여가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 성인들의 이해와 배려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녹이고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다. 그런 후에 청소년의 바른 성장과 건강한 성장을 위한 심리적·물리적 환경을 갖추는 일이 필요하다. 청소년을 위한 교육의 바른 방향을 먼저 세우고 이에 적절한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적과 목표도 없이 기법과 방법만 난무한다면 그 끝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 청소년들이 충분한 환경 내에서 인내, 헌신, 훈련, 태도, 결단의 사닥다리를 한계단 한계단 오르는 신묘년 한해가 되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