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청소년 자살 막을 길 없나
광주·전남 보름새 3건… 학업·이성교제·신변 비관 등
2012년 04월 09일(월)
신변을 비관한 청소년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소외계층에서는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극단적 선택이 청소년기 부모나 교사에게 털어놓기 힘든 ‘말 못할 고민’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6시25분께 광주시 동구 지산동 모 아파트에서 C여고 3년 이모(19)양이 12층에서 투신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에어매트리스 등 구조장비를 설치했지만 참사를 막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양은 기립성 저혈압증(자리에서 일어날 때 어지러움을 느끼는 질병)과 우울증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이양은 이전에도 2∼3차례 자살 소동을 벌여 경찰이 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0일 오후 4시께 영암군 서호면 엄길리 한 저수지에서 고등학교 2학년 이모(18)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저수지 인근에서 발견된 이군의 노트에는 지난해 7월 이 저수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친구를 그리워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같은 날 오전 9시께에는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 한 아파트에서 김모(18)군이 목을 매 숨졌다. 김군의 누나(20)는 경찰에서 “동생이 지난해 인문계고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고심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잠재적 우울증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 전문 의료기관을 찾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청소년상담지원센터가 지난해 광주지역 중·고등학교 학생 2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광주지역 청소년 위기실태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22.6%가 “자살을 생각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직접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는 학생이 6%였으며, 부모 없이 조손가정에서 자란 학생 중 절반가량(42.9%)이 자살을 고민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인터넷 자가진단’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습득하는 사례를 문제로 꼽고 있다. 누군가 옆에서 고충을 들어주고 ‘친구’가 되어줬더라면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광주청소년상담지원센터 문기전 소장은 “‘지역사회 청소년 통합지원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학업이나 가정 형편, 이성교제, 열등감 등 다양한 원인에 대한 사례 관리와 상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성·김경인기자 bigkim@